평소에는 괜찮아 보이던 계좌도 주식과 채권이 함께 떨어지면 생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생활비까지 투자금에서 꺼내야 한다면 판단은 더 어려워집니다.
미래의 폭락을 정확히 맞힐 수는 없습니다. 대신 여러 나쁜 상황을 가정하고 내 계좌가 얼마나 흔들릴지 미리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검을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합니다.
먼저 계좌의 출발점을 적는다
설명을 위한 가상 계좌입니다. 주식 6,000달러, 채권 3,000달러, 투자 대기 현금 1,000달러로 총 10,000달러를 보유합니다. 주식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가상 A 기업 1,500달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주식은 4,500달러입니다.
아래의 변화율은 모두 설명을 위해 임의로 정한 숫자입니다. 실제 예측이나 최대 손실이 아닙니다. 각 상황은 같은 출발점에서 따로 발생하며, 배당·이자·거래 비용·세금·환율은 제외합니다. 거래 없이 평가액이 변한다고 가정합니다.
상황 1: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른다면
다른 조건이 비슷할 때 시장 금리가 오르면 고정금리 채권의 가격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주식은 기업의 이익 전망과 투자자 기대에 따라 반응하므로 금리 상승이 항상 같은 주가 하락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는 주식이 20%, 채권이 12% 하락하고 현금은 그대로라고 가정합니다. 주식 손실은 6,000 × 20% = 1,200달러, 채권 손실은 3,000 × 12% = 360달러입니다. 합계 손실은 1,560달러이고, 계좌 평가액은 10,000 - 1,560 = 8,440달러입니다. 처음 계좌의 15.6%가 줄었습니다.
상황 2: 경기 침체가 온다면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 전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채권은 금리와 발행자의 신용 상태에 따라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주식이 35% 하락하고 채권이 4% 상승하며 현금은 그대로라고 가정합니다. 주식 손실은 6,000 × 35% = 2,100달러이고 채권 이익은 3,000 × 4% = 120달러입니다. 이를 합치면 손실은 1,980달러이고 계좌는 8,020달러가 됩니다. 손실률은 19.8%입니다.
이 예시에서 채권이 올랐다고 해서 모든 경기 침체 때 채권이 주식의 손실을 막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채권도 동시에 내리는 경우를 별도로 점검해야 합니다.
상황 3: 보유 기업이 돈을 구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현금으로 갚거나 새 자금을 마련해야 할 수 있습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투자 계획을 줄이거나, 지급 불이행 등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주식을 발행한다면 기존 주주가 가진 지분 비율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가상의 A 기업 주식 1,500달러가 70% 하락하고, 나머지 주식 4,500달러는 10% 하락한다고 가정합니다. 채권 3,000달러는 5% 하락하고 현금은 그대로입니다.
A의 손실은 1,500 × 70% = 1,050달러, 나머지 주식의 손실은 4,500 × 10% = 450달러, 채권의 손실은 3,000 × 5% = 150달러입니다. 총손실은 1,650달러이며 계좌는 8,350달러가 됩니다. A는 전체 주식 6,000달러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한 번 더 빼면 안 됩니다.
숫자를 보고 무엇을 바꿀까?
세 상황의 손실은 각각 1,560달러, 1,980달러, 1,650달러입니다. 이 숫자들은 각각 다른 가정에서 나온 것이므로 서로 더하지 않습니다. 실제 손실은 이보다 작거나 클 수 있고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먼저 가장 불편한 상황에서도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지 살펴보세요. 투자 대기 현금은 계좌 안의 자산이고, 생활에 필요한 비상자금은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비중과 자금 조달 위험을 확인합니다. 기업 공시에서 현금과 자금 조달에 관한 설명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차입금의 상환 시점도 함께 확인하세요.
계산 결과가 감당하기 어렵다면 투자금의 크기나 자산 배분, 가까운 시기에 쓸 돈의 위치를 다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조정도 손실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가치투자, 성장투자와 추세추종이 서로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비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