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VII · 23장 · 179 / 210

179강. 테마 ETF와 개별주식이 겹치면 무슨 일이 생길까?

23장. ETF와 분산투자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반도체 기업 주식을 산 뒤 반도체 ETF를 추가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대형주 ETF까지 샀다면 세 가지에 나눠 투자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세 상품 안에 같은 기업이 들어 있으면 그 기업에 대한 실제 노출은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앞 강의에서는 ETF 한 개와 직접 보유한 주식이 겹치는 원리를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ETF 두 개와 개별 주식을 함께 살펴보고, 기업뿐 아니라 산업에 얼마나 집중됐는지도 계산해 보겠습니다.

같은 기업을 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모두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입니다. 전체 투자금 10,000달러가 다음과 같이 나뉘어 있다고 가정합니다.

보유 항목 투자 금액 A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A 기업 주식 2,000달러 100%
반도체 테마 ETF 4,000달러 25%
미국 대형주 ETF 4,000달러 5%

두 ETF의 비중은 같은 날 확인한 값이며, 현금·부채·비용과 ETF 시장 가격의 차이는 계산에서 제외합니다. A는 반도체 기업이라고 가정합니다.

직접 보유한 A 주식은 2,000달러입니다. 테마 ETF를 통한 A 노출은 4,000 × 25% = 1,000달러이고, 대형주 ETF를 통한 노출은 4,000 × 5% = 200달러입니다. 세 금액을 더하면 A에 대한 노출은 3,200달러입니다.

전체 투자금 10,000달러 중 3,200달러이므로 A에 대한 노출 비중은 32%입니다. 세 가지 상품 이름이 있다고 해서 A에 대한 위험이 세 갈래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A 기업 노출 3,200달러는 직접 보유 2,000달러, 테마 ETF 1,000달러, 대형주 ETF 200달러의 합이다. 계좌는 A 3,200달러, 기타 반도체 2,600달러, 다른 산업 4,200달러로 중복 없이 나뉜다.

ETF 안의 금액은 A 주식을 계좌에 직접 보유한다는 뜻이 아니라, ETF가 A를 보유한 만큼 가격 변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ETF의 실제 가격은 시장 상황과 다른 보유 자산,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업 집중과 산업 집중은 다르다

이번에는 ETF 안에 있는 반도체 기업 전체를 보겠습니다. 테마 ETF의 80%, 대형주 ETF의 15%가 반도체 기업이라고 가정합니다. 여기에는 앞에서 계산한 A의 비중도 이미 포함됩니다.

직접 보유한 A 2,000달러에, 테마 ETF의 반도체 노출 4,000 × 80% = 3,200달러, 대형주 ETF의 반도체 노출 4,000 × 15% = 600달러를 더하면 5,800달러입니다. 전체의 58%가 반도체 산업에 노출된 셈입니다.

A의 ETF 내 노출을 5,800달러에 다시 더하면 중복 계산입니다. A는 이미 각 ETF의 반도체 비중 안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32%는 한 기업에 대한 비중이고, 58%는 A를 포함한 반도체 산업 전체의 비중입니다.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언제나 똑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산업에 영향을 주는 변화가 여러 보유 종목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기업별 비중과 산업별 비중을 함께 보는 편이 좋습니다.

숫자를 내 계좌에 적용하려면

먼저 각 계좌의 보유 상품과 같은 시점의 평가 금액을 적습니다. 이어서 ETF 운용사가 공개한 구성 종목 자료에서 확인하려는 기업과 산업의 비중을 찾습니다. ETF 투자 금액에 해당 비중을 곱한 뒤 직접 보유 금액을 더하면 됩니다.

여러 계좌의 통화를 하나로 맞출 때는 같은 시점의 환율을 사용하세요. 총자산을 기준으로 보려면 현금과 다른 자산도 분모에 넣어야 합니다. 위 예시는 표시된 10,000달러가 비교 대상 자산의 전부라는 가정입니다.

상위 종목만 공개된 자료라면 보이지 않는 나머지 종목에 같은 기업이 없는지 단정하지 마세요. ETF 구성 비중과 내 평가 금액은 바뀌므로 계산 결과는 확인한 날짜의 대략적인 모습입니다. 파생상품이나 레버리지를 쓰는 ETF는 단순 보유 비중만으로 실제 노출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겹친다는 사실을 어떻게 활용할까?

겹친다고 무조건 잘못된 투자는 아닙니다. 한 기업이나 산업을 의도적으로 더 많이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집중됐는지 알고, 그만큼의 손실 가능성을 감당할 수 있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면 추가 매수를 멈추거나 다른 자산과의 배분을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비중을 조정한다면 거래 비용과 세금도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성장·가치 등 서로 다른 투자 방식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