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V · 15장 · 114 / 210

114강. EV/EBITDA와 EV/EBIT은 언제 쓸까?

15장. PER·PBR·EV/EBITDA로 주가 수준 판단하기

공장과 기계를 많이 쓰는 두 회사를 비교한다고 해봅시다. 두 회사의 기업가치와 영업 성과가 비슷해 보이지만, 한 회사는 앞으로 낡은 설비를 바꾸는 데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이익 하나만 보는 것보다 감가상각을 반영하기 전과 후의 숫자를 나란히 살펴보면 차이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EV와 이익을 비교하는 이유

110강에서 기업가치 EV를 배웠습니다. 주식의 시장가치에 금융성 차입금 등을 더하고 현금 등을 빼서 사업 쪽 가격을 살펴보는 지표입니다. 실제 계산에는 우선주, 비지배지분, 리스와 사용이 제한된 현금 등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EV/EBIT은 EV를 EBIT으로 나눈 숫자입니다. EBIT은 이자와 법인세를 반영하기 전의 이익을 뜻합니다. 영업이익과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회사의 영업 외 손익 등에 따라 정확히 같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실제 계산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EV/EBITDA는 EV를 EBITDA로 나눈 숫자입니다. EBITDA는 EBIT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 상각비를 더한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감가상각은 기계나 건물처럼 여러 해 사용하는 자산의 취득 비용에서 사용 후 남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치 등을 고려해 사용 기간에 걸쳐 비용을 나누어 반영하는 회계 처리입니다.

두 비율은 사업 쪽 가치인 EV를 이자 지급 전의 이익과 비교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어느 배수가 낮으면 반드시 싸다는 식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의 성장과 위험, 필요한 투자도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EBITDA인데 EBIT은 다르다

가상의 A회사와 B회사는 같은 해의 EV가 각각 1,000만 달러이고, 연간 EBITDA가 각각 200만 달러입니다. 두 회사 모두 영업 외 손익 등의 차이가 없어 아래 계산에서 EBIT과 영업이익이 같다고 가정합니다.

항목 A회사 B회사
EV 1,000만 달러 1,000만 달러
연간 EBITDA 200만 달러 200만 달러
연간 감가상각·상각비 40만 달러 120만 달러

EV/EBITDA는 두 회사 모두 1,000만 ÷ 200만으로 5배입니다. 그러나 A회사의 EBIT은 200만 - 40만으로 160만 달러이고, B회사는 200만 - 120만으로 80만 달러입니다.

EV/EBIT을 계산하면 A는 1,000만 ÷ 160만으로 6.25배, B는 1,000만 ÷ 80만으로 12.5배입니다. 같은 EV/EBITDA만 볼 때 드러나지 않던 차이가 나타납니다.

같은 EBITDA라도 상각비를 빼면 이익은 다릅니다. EV/EBITDA 5배는 같지만 EV/EBIT은 A 6.25배, B 12.5배입니다.

감가상각은 왜 중요할까?

예를 들어 회사가 기계를 구입할 때 현금을 지출하면 그 비용이 회계상 여러 해에 걸쳐 감가상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올해 기록된 감가상각비와 올해 실제로 기계를 사는 데 쓴 현금은 서로 다른 숫자입니다.

그렇다고 감가상각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계는 오래 쓰면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합니다. EBITDA에는 이런 미래 설비 교체를 위해 실제로 얼마나 돈이 필요한지가 직접 나타나지 않습니다. 자산의 나이, 교체 비용, 앞으로의 투자 계획도 확인해야 합니다.

감가상각비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의 투자 지출도 정확히 같은 금액일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새 설비에 투자했는지, 가격이 달라졌는지, 사업을 확장하는지에 따라서도 필요 금액은 바뀝니다.

EBITDA는 통장의 현금이 아니다

매출을 기록했어도 고객에게 대금을 아직 받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재고를 쌓거나 공급업체에 돈을 지급하는 시점도 현금 흐름에 영향을 줍니다. EBITDA에는 이런 변화와 설비 구입, 이자와 세금의 현금 지출이 모두 담겨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EBITDA가 200만 달러라고 해서 회사가 2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받아 주주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금흐름표와 투자 지출, 부채 상환 일정도 살펴보세요.

회사가 발표하는 ‘조정 EBITDA’는 기본 EBITDA에서 추가 항목을 더하거나 빼기도 합니다. 회사별 조정 항목이 다를 수 있으니, 발표 자료의 조정 내역과 회계기준에 따른 이익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비교할 때 확인할 것

먼저 EV에 포함한 차입금과 현금의 기준이 같은지, 이익이 같은 기간의 실제 수치인지 예상치인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감가상각비와 설비투자, 현금흐름의 차이를 봅니다. EBIT이나 EBITDA가 0이면 나눌 수 없고, 음수일 때는 양수 배수와 같은 방식의 비교가 어렵습니다.

EV/EBITDA와 EV/EBIT은 서로를 보완하는 질문입니다. EV/EBITDA는 감가상각·상각비를 다시 더한 이익과, EV/EBIT은 그 비용을 반영한 이익과 비교합니다. 두 숫자가 크게 다르다면 자산과 앞으로 필요한 투자부터 더 자세히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