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앱에서 이름을 검색하면 모두 비슷한 화면이 나옵니다. 가격이 있고, 차트가 있고, 매수 버튼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버튼으로 산다고 해서 같은 것을 소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은 한 회사의 주식입니다. 어떤 것은 여러 자산을 담은 펀드이고, 어떤 것은 해외 회사의 주식을 대신 나타내는 증서입니다. 가격을 비교하기 전에 무엇을 사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1. 보통주를 사면 그 회사의 주주가 됩니다
앞선 강의에서 살펴본 회사 소유권의 기본 형태가 보통주입니다. 한 회사의 보통주를 사면 그 회사의 주주가 됩니다. 회사가 잘 성장하면 주가 상승이나 배당으로 보상받을 수 있지만, 사업이 나빠지거나 너무 비싸게 사면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배당은 회사가 주주에게 나눠 주는 돈입니다. 이익이 났다고 반드시 지급하는 것은 아니며, 한 번 받았다고 다음에도 같은 금액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는 보통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같은 안건에 투표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를 의결권이라고 합니다. 다만 같은 회사라도 주식 종류에 따라 한 주의 투표권 수가 다르거나 투표권이 없을 수 있습니다. 회사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권리까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회사의 사업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회사가 무엇을 팔아 돈을 버는지, 어떤 경쟁을 하는지, 빚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유명한 회사인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 ETF는 펀드의 한 조각을 사는 것입니다
ETF는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입니다.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정해진 방식으로 운용합니다. 주식을 담는 ETF도 있고, 채권처럼 다른 자산을 담는 ETF도 있습니다. 채권은 회사나 국가 등에 돈을 빌려주고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받기로 하는 증서입니다.
주식 ETF를 바구니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펀드가 여러 회사의 주식을 바구니에 담고, 투자자는 그 바구니의 일부를 삽니다. ETF 한 주를 샀다고 해서 바구니 안 회사들의 주식이 내 계좌에 각각 따로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A·B·C 회사의 주식을 담은 가상 ETF를 샀다면, 세 회사의 주가 움직임이 펀드에 영향을 줍니다. 다만 세 회사를 같은 금액으로 담았는지, A에 대부분을 투자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앞 강의에서 살펴본 비중이 여기에도 중요합니다.
바구니라는 비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ETF라고 언제나 여러 회사에 넓게 나눠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산업에 집중하거나 한 종목의 움직임을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도 있습니다. 이름에 ETF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이 충분히 나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상품 설명에서 무엇에 투자하는지, 어떤 성과를 목표로 하는지, 상위 보유 종목과 비중은 어떤지 확인합니다. 운용에 드는 비용도 봅니다. 펀드에서 비용을 지출하면 투자자에게 남는 결과에도 영향을 줍니다.
3. 우선주는 무엇을 먼저 받는 주식일까요?
우선주도 회사의 주식입니다. 여기서 ‘우선’은 주가가 먼저 오른다거나 더 좋은 투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배당이나 회사 정리 후 남은 재산을 받을 때 보통주보다 앞선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어려워져 사업을 정리하고 재산을 팔았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렇다고 우선주 주주부터 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돈을 빌려준 채권자 등이 주주보다 먼저 받습니다. 그 뒤 주주에게 나눌 돈이 남아야 우선주의 순서가 의미를 갖습니다.
즉, 보통주보다 앞선다는 말은 원금을 보장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앞선 순서의 사람들에게 지급하고 나면 우선주에도 돌아갈 돈이 없을 수 있습니다.
미국 우선주는 정해진 방식으로 배당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은행 예금의 확정 이자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발행 조건과 회사 상황에 따라 배당이 중단될 수 있고, 주가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못 받은 배당을 쌓아 두었다가 보통주 배당에 앞서 처리하는 종류도 있고, 그렇게 쌓아 두지 않는 종류도 있습니다. 쌓아 두는 조건이 있어도 지급 시점과 회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결권은 보통주보다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선주를 볼 때는 예상 배당만 읽지 말고 배당 조건, 지급이 중단됐을 때의 처리, 의결권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주와 우선주 중 무엇이 더 좋은지는 이름만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4. ADR은 해외 주식을 나타내는 증서입니다
미국 주식 거래 화면에 보인다고 모두 미국 회사는 아닙니다. 유럽이나 아시아 회사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ADR도 있습니다.
ADR은 미국 예탁증서의 약자입니다. 은행이 미국 밖 회사의 주식을 맡아 두고, 그 주식을 나타내도록 발행한 증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투자자는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이 증서를 사고팔 수 있습니다.
핵심은 ‘ADR 한 개가 원래 주식 몇 주를 나타내는가’입니다. 한 주를 나타낼 수도 있고, 여러 주나 한 주의 일부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증서 한 개에 연결된 원래 주식 수를 확인하면 됩니다.
따라서 해외 시장의 주가가 20유로이고 ADR이 50달러라고 해도 가격 숫자만 비교해 ADR이 더 비싸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통화도 다르고, 나타내는 주식 수도 다를 수 있습니다.
ADR 보유자가 배당을 받거나 투표 의사를 전달하는 절차도 예탁계약의 영향을 받습니다. 예탁계약은 은행이 증서를 관리하고 배당·투표를 처리하는 조건 등을 정한 약속입니다. 원래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경우와 절차가 같다고 가정하지 마세요. 증서 관리나 배당 처리 등에 수수료가 붙을 수도 있습니다.
5. 달러로 거래해도 환율 영향은 남습니다
숫자로 보면 ADR의 구조가 더 쉬워집니다. 아래는 실제 종목이 아닌 가상 사례입니다. 원래 주식 한 주는 20유로이고, ADR 한 개가 원래 주식 두 주를 나타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먼저 ADR 한 개에 연결된 주식의 유로 금액을 구합니다.
20유로 × 2주 = 40유로
이제 달러로 바꿔 봅니다. 환율은 한 통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는 비율입니다. 1유로가 1.25달러라는 말은 1유로를 달러로 표시하면 1.25달러라는 뜻입니다.
40유로 × 1.25달러/유로 = 50달러
그런데 주식 가격은 여전히 20유로인데, 1유로의 가치가 1.10달러로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요? 연결된 주식 두 주의 유로 금액은 같지만 달러로 환산한 금액은 줄어듭니다.
40유로 × 1.10달러/유로 = 44달러
50달러에서 44달러로 6달러 줄었습니다. 처음 50달러와 비교하면 12% 감소입니다.
(44 − 50) ÷ 50 × 100 = −12%
이 계산은 연결된 주식의 달러 환산값을 보여 줍니다. ADR의 실제 거래 가격이 반드시 50달러나 44달러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장의 거래 여건과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수수료와 세금도 이 계산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기억할 점은 간단합니다. 달러로 매매한다는 사실만으로 외국 통화의 영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한국 투자자가 나중에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달러와 원화 사이의 환율도 따로 영향을 줍니다.
6.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 구분할 것
네 가지를 이렇게 나눠 보면 확인할 내용이 선명해집니다.
| 종류 | 내가 사는 것 | 먼저 확인할 내용 |
|---|---|---|
| 보통주 | 한 회사의 주식 | 사업 내용, 주식 종류와 권리 |
| ETF | 펀드의 일부 | 투자 대상, 보유 비중, 목표, 비용 |
| 우선주 | 우선 조건이 붙은 회사 주식 | 배당 조건, 지급 순서, 의결권 |
| ADR | 해외 주식을 나타내는 증서 | 원래 회사, 증서당 주식 수, 환율, 수수료 |
이 표가 서로 완전히 겹치지 않는 분류는 아닙니다. 우선주도 개별 회사의 주식이고, ETF가 우선주나 ADR을 담을 수도 있습니다. 표는 거래 화면에서 상품의 구조를 구분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실제로 종목을 찾았다면 회사나 운용사의 상품 설명에서 종류를 먼저 확인하세요. 그다음 ‘어떤 자산의 변화로 내 투자금이 움직이는가’와 ‘내가 받는 권리는 무엇인가’를 읽습니다.
무엇을 샀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가격이 싸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주의 사업 위험, ETF의 투자 대상, 우선주의 조건, ADR의 연결 구조를 구분하는 것이 상품 비교의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