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 2장 · 008 / 210

008강. 미국 주식시장 지도 읽기

2장. 미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돌아갈까?

해외 주식 화면을 열면 회사 이름 옆에 NYSE나 NASDAQ이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어떤 종목에는 OTC라고 적혀 있기도 합니다.

모두 미국 주식 화면에 나오는데, 왜 이름이 다를까요? 무엇을 사는지와 어디에서 거래되는지를 나눠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주식을 사고파는 시장의 지도를 그려 보겠습니다. 처음부터 거래소 이름을 전부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보려는 주식이 어느 시장에 있고, 어떤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알면 됩니다.

1. 거래소는 주식을 사고파는 시장입니다

우리는 증권사 앱에서 주식을 주문합니다. 하지만 증권사 앱 자체가 미국 주식시장인 것은 아닙니다. 증권사는 투자자의 주문을 받아 거래가 가능한 곳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거래소는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규칙과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입니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제시한 조건이 맞으면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전자 시스템으로도 거래하므로, 시장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한 건물에 모여 손으로 주식을 주고받는 모습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식거래소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영어 이름을 줄여 NYSE라고 쓰고, 나스닥은 Nasdaq이라고 씁니다.

종목 옆의 NYSE나 Nasdaq은 보통 그 주식의 상장 거래소를 알려 줍니다. 증권사 이름도, 그 회사가 파는 제품의 이름도 아닙니다. 다만 화면마다 항목의 뜻은 다를 수 있으니 ‘상장시장’인지 ‘체결시장’인지 함께 읽어야 합니다.

2. 상장됐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상장은 회사의 주식이 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거래 종목으로 등록되는 것입니다. 거래소는 회사의 재무 상태, 주식이 얼마나 널리 보유되는지, 회사 운영 방식 등에 관한 기준을 둡니다. 상장 후에도 지켜야 할 기준이 있습니다.

상장회사에 투자하면 사업과 재무 상태를 담은 공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알리는 것을 공시라고 합니다. 어떤 일을 하고 얼마를 벌었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확인할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상장은 ‘앞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보증이 아닙니다. 기준을 충족해 시장에 들어왔어도 사업이 나빠지거나, 너무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면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거래소에 상장됐는지만 보고 회사의 실력이나 싼 가격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상장 표시는 시장의 규칙과 정보 확인 경로를 알려 주는 단서입니다.

3. 상장 거래소와 실제 거래 장소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나스닥 상장 주식을 샀으니 내 주문도 꼭 나스닥에서 거래됐겠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도 다른 거래소나 거래소 밖의 거래 시스템에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증권사는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여러 경로를 이용합니다.

여기서 두 질문을 나누면 됩니다.

확인하려는 것 질문
상장 거래소 이 주식은 어느 거래소에 상장됐는가?
실제 체결 장소 이번 주문은 어디에서 거래됐는가?

같은 종류의 주식을 샀다면 거래 장소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회사의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산 가격과 수량, 비용은 체결 내역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주문 경로를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종목 정보에 나오는 거래소 이름만으로 내 주문이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됐는지까지 단정하지 않으면 됩니다.

4. OTC와 비상장 주식을 한데 묶지 마세요

OTC는 거래소 밖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리말로 장외거래라고 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거래소 상장 주식도 장외에서 거래될 수 있습니다.

한편 종목을 분류하면서 ‘OTC 주식’이라고 할 때는 보통 미국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고 장외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뜻합니다. OTC는 NYSE나 Nasdaq과 똑같은 하나의 거래소 이름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거래소 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회사도 있지만, 미국 거래소 상장을 선택하지 않은 해외 기업의 주식을 나타내는 증권도 있습니다. 따라서 ‘OTC면 모두 작은 부실기업’이라고 보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믿고 거래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일부 종목은 공개된 회사 정보가 부족하거나, 거래하려는 상대를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원하는 때에 큰 가격 양보 없이 사고팔기 쉬운 정도를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유동성이 낮으면 화면에 가격이 보여도 그 가격에 원하는 수량을 팔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이라고 해서 모두 이런 공개 장외거래 화면에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창업자나 소수 투자자만 보유한 회사의 주식처럼, 개인 간 계약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주식은 매수 자격이나 다시 파는 조건에 제한이 붙을 수 있습니다.

상장 여부에서 두 갈래로 나뉜 시장 구조도. NYSE·Nasdaq 상장 주식도 거래소 또는 거래소 밖에서 체결될 수 있습니다. 미상장 주식의 거래 사례로 공개 OTC와 사적 계약이 표시됩니다.

핵심은 ‘미국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가’와 ‘어떤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는가’를 따로 묻는 것입니다. 비상장이라는 말 하나만으로 확인할 정보와 매매 조건까지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5. 상장 주식도 손실은 그대로 생깁니다

가상의 회사가 미국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회사 주식을 한 주에 20달러씩 100주 샀습니다.

20달러 × 100주 = 2,000달러

나중에 주가가 15달러가 되면, 같은 100주의 평가금액은 1,500달러입니다.

15달러 × 100주 = 1,500달러

처음 투자한 2,000달러보다 500달러 줄었고, 투자금 대비 평가손실은 25%입니다.

(1,500달러 − 2,000달러) ÷ 2,000달러 × 100 = −25%

설명을 위한 가상 숫자이며 수수료, 세금, 배당, 환율 변화는 제외했습니다. 주식 수에도 변화가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상장돼 있다는 사실이 이 500달러를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상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사업가치가 무조건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다만 사업을 확인할 자료, 거래 상대, 다시 팔 수 있는 조건을 더 신중히 살펴야 합니다. ‘좋은 회사인가’와 ‘내가 이해하고 거래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인가’는 함께 확인할 문제입니다.

6. 종목 화면을 열면 이 순서로 읽어 보세요

먼저 회사의 정확한 이름과 종목코드를 확인합니다. 종목코드는 주식을 구분하기 위해 쓰는 짧은 문자이며 티커라고도 부릅니다. 비슷한 회사 이름만 보고 다른 주식을 고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다음으로 상장시장이나 거래시장 항목을 봅니다. NYSE 또는 Nasdaq인지, 거래소 미상장 OTC 종목인지 확인합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서로 다른 종류의 증권일 수 있으므로 상품 종류도 함께 읽습니다.

그다음 회사의 투자자 안내 페이지와 공시에서 최근 사업·재무 자료를 찾습니다. 주가만 보이고 회사의 최신 자료를 찾기 어렵다면,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용하는 증권사에서 그 종목을 사고팔 수 있는지, 거래에 별도 제한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시세를 볼 수 있다는 것과 내 계좌에서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거래 가능 여부를 찾기 어렵다면 주문 전에 증권사에 확인하세요.

이제 시장의 지도가 조금 보일 겁니다. 주식을 발행한 회사, 거래를 연결하는 증권사, 상장 거래소, 실제 거래 장소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이 구분을 해 두면 낯선 종목을 만났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의 구조를 알았다면, 이번에는 시장 전체가 올랐는지 내렸는지 볼 차례입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S&P 500과 나스닥 지수가 무엇을 보여 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