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 1장 · 004 / 210

004강. 주가는 누가 정하고 왜 변할까?

1장. 주식 투자, 무엇을 사고 왜 가격이 변할까?

어제 10달러였던 주식이 오늘은 11달러입니다. 회사가 하루 만에 공장을 새로 지은 것도 아닌데 가격은 왜 올랐을까요?

주식에는 회사가 매일 붙여 주는 정가가 없습니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거래하면서 가격이 만들어집니다.

먼저 가격이 생기는 과정을 보고, 그다음에 사람들이 기꺼이 내는 돈이 왜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누군가 사고, 누군가 팔아야 가격이 생깁니다

가상의 새봄빵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민수는 1주에 10달러를 받고 팔고 싶습니다. 지연은 그 가격에 살 의향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조건이 맞아 20주가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주문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것을 체결이라고 합니다.

이번 거래의 주가는 10달러이고, 주식을 사는 데 든 돈은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 비용은 빼고 보겠습니다.

10달러 × 20주 = 200달러

민수가 10달러를 원하지만 지연은 9달러까지만 내겠다고 하면 어떨까요? 두 사람의 조건이 그대로라면 이 둘 사이에서는 거래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고 싶다는 말과 실제로 샀다는 것은 다릅니다.

시세 화면의 ‘최근 체결가’는 마지막으로 거래가 성립한 가격입니다. 회사가 정해 둔 적정 가격도, 지금 누구나 원하는 수량만큼 사고팔 수 있는 약속된 가격도 아닙니다. 화면에는 현재 사려는 쪽과 팔려는 쪽이 제시한 가격도 따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2. 다음 거래의 조건이 바뀌면 주가도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10달러에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지고, 11달러는 받아야 팔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새 구매자가 그 가격을 받아들여 20주를 샀다면 다음 거래는 11달러에 성립합니다.

11달러 × 20주 = 220달러

같은 20주를 사는 데 앞선 거래보다 20달러가 더 듭니다. 그렇다고 모든 주주가 가진 주식을 한꺼번에 11달러에 팔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로 성립한 거래의 가격이 바뀐 것입니다.

반대로 나중에 누군가 빨리 팔고 싶어 9달러를 받아들이고, 그 가격에 20주를 사는 사람이 있다면 거래 금액은 180달러입니다.

9달러 × 20주 = 180달러

아래 그림은 이렇게 세 번의 거래가 있었다고 가정한 예입니다. 뉴스가 나오면 주가가 반드시 이 가격으로 움직인다는 예측은 아닙니다.

각각 20주가 거래되며 거래 순서에 따라 주당 가격은 10달러, 11달러, 9달러입니다.

흔히 “사려는 사람이 많아서 올랐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거래된 주식에는 언제나 산 쪽과 판 쪽이 함께 있습니다. 20주가 거래됐다면 누군가는 20주를 샀고, 누군가는 20주를 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 수만이 아닙니다. 각 가격에서 얼마나 많이 사거나 팔려 하는지, 어느 쪽이 가격을 양보하려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한 사람이 많은 주식을 사려는 상황도 있고, 여러 사람이 조금씩 팔려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처럼 가격마다 사려는 수량과 팔려는 수량이 달라지는 관계를 수요와 공급이라고 합니다. 거래를 서두르는 매수자가 더 높은 가격을 받아들이거나, 매도자가 더 낮은 가격을 받아들이면 새 거래가격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사람들은 회사의 미래를 예상하며 가격을 제시합니다

그렇다면 왜 어제는 10달러까지만 내던 사람이 오늘은 11달러를 내려고 할까요?

새봄빵이 큰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해 보겠습니다. 투자자는 앞으로 빵을 더 많이 팔고 이익도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더 많은 돈을 벌 것으로 기대하면 주식을 사기 위해 내도 괜찮다고 보는 금액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된 거래처를 잃으면 앞으로 벌 돈에 대한 예상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전 가격에는 사지 않겠다는 사람이나 더 싼 가격이라도 팔겠다는 사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익은 판매한 금액에서 재료비·인건비 등 비용을 빼서 계산한 금액입니다.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고 나간 현금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빵을 더 많이 판다고 반드시 이익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주문을 맞추느라 비용이 더 들 수도 있습니다.

주가는 이미 발표된 숫자에만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 숫자가 앞으로 얼마나 좋아지거나 나빠질지에 대한 기대도 반영합니다.

다만 좋은 소식이 나왔다고 항상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 소식을 미리 예상해 가격이 올라 있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적과 기대가 엇갈리는 경우는 006강에서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4. 벌 돈이 같아 보여도 불안하면 덜 내려고 합니다

두 빵집이 내년에 비슷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 보겠습니다.

한 곳은 여러 가게에 꾸준히 납품합니다. 다른 곳은 큰 고객 한 곳이 주문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 고객이 계약을 끊으면 두 번째 빵집의 이익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예상 이익뿐 아니라 그 예상이 틀릴 가능성도 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느낄수록 주식을 사는 데 내고 싶은 금액을 낮출 수 있습니다.

회사 밖의 변화도 영향을 줍니다. 경기가 나빠져 사람들이 소비를 줄일 것 같거나, 다른 투자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높아지면 굳이 주식의 위험을 감수하려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자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돈입니다.

이런 변화가 모든 회사의 주가를 똑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 빚,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회사마다 다르고 투자자들의 예상도 서로 다릅니다. “금리가 올랐으니 이 주식은 반드시 하락한다”처럼 한 가지 이유만으로 결론을 내리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5. 가격이 움직였다는 사실과 그 이유를 나눠 보세요

“오늘 5% 올랐다”는 것은 가격의 변화입니다. “앞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 같아 사람들이 샀다”는 것은 그 변화에 대한 설명입니다. 둘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회사의 새로운 발표 때문일 수도 있지만, 큰 투자자의 자금 이동이나 시장 전체의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의 주가 움직임에 항상 한 가지 확실한 이유를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가가 크게 움직인 날에는 우선 세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 회사의 사업에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가?
  • 그 변화가 앞으로 벌 돈이나 손실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새로 알려진 내용인가, 이미 사람들이 예상하던 내용인가?

새봄빵의 납품 계약이라면 계약 소식에서 멈추지 않고, 계약 기간과 매출 규모, 추가로 들어갈 비용을 봅니다. 아직 비용을 모른다면 이익도 확정해서 말할 수 없습니다. 거래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이 좋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주가는 거래에서 만들어집니다. 그 거래에 내놓는 가격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 손실에 대한 걱정, 당장 사고팔아야 하는 사정이 함께 담깁니다. 가격을 볼 때는 움직임 자체와 그 뒤의 사업을 함께 보세요.

그런데 한 회사의 주식은 5달러이고 다른 회사는 100달러라면, 5달러짜리가 더 싼 투자일까요? 다음 강의에서는 1주 가격 뒤에 숨어 있는 ‘전체 주식 수’를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