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 1장 · 005 / 210

005강. 1주 가격이 싼 주식이 정말 저렴할까?

1장. 주식 투자, 무엇을 사고 왜 가격이 변할까?

한 주에 5달러인 주식과 100달러인 주식이 있습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면 5달러짜리가 더 싸고, 오를 여지도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주식 한 주는 회사 전체가 아니라 그 일부입니다. 한 조각의 가격만 보고 전체가 싼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피자를 잘게 나누면 한 조각은 작아집니다. 조각당 가격이 낮아져도 피자 한 판의 가격까지 내려간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주식도 먼저 회사가 몇 주로 나뉘어 있는지 봐야 합니다. 물론 피자와 달리 회사는 앞으로 사업을 하며 돈을 벌거나 잃습니다. 이 비유는 조각과 전체를 구분하는 데까지만 사용하겠습니다.

1. 주가에 전체 주식 수를 곱해 보세요

주식시장에서 회사의 주식 전체에 붙어 있는 가격을 시가총액이라고 합니다. ‘시가’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총액’은 모두 합친 금액이라는 뜻입니다.

한 종류의 주식만 있는 회사라면 다음처럼 계산합니다.

시가총액 = 1주 가격 × 현재 주주들이 보유한 전체 주식 수

여기서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자사주는 제외합니다. 자사주는 회사가 자기 이름으로 갖고 있는 자기 회사 주식입니다. 앞으로 발행할 수 있는 최대 주식 수를 곱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상의 두 회사 가온빵과 온누리빵을 비교하겠습니다. 두 회사 모두 권리가 같은 한 종류의 주식만 있고, 같은 시점의 가격과 주식 수를 사용한다고 하겠습니다.

구분 가온빵 온누리빵
1주 가격 5달러 100달러
전체 주식 수 1,000만 주 10만 주
시가총액 5,000만 달러 1,000만 달러

가온빵은 5달러 × 1,000만 주 = 5,000만 달러입니다.

온누리빵은 100달러 × 10만 주 = 1,000만 달러입니다.

가온빵의 한 주 가격은 낮지만, 주식 전체에 붙은 가격은 온누리빵의 5배입니다. 작은 조각이 훨씬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온빵은 주가 5달러 × 1,000만 주로 시가총액 5,000만 달러, 온누리빵은 100달러 × 10만 주로 1,000만 달러입니다.

이 계산을 했다고 회사 전체를 그 금액에 실제로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많은 주식을 사는 동안 가격이 움직일 수 있고, 회사를 인수하는 거래에는 별도의 협상도 필요합니다. 시가총액은 지금의 주가로 주식 전체를 평가한 숫자입니다.

2. 주식 수를 많이 사면 더 많이 벌까요?

“그래도 5달러짜리를 사면 주식을 많이 가질 수 있잖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수익은 보유한 주식 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얼마를 투자했고, 가격이 몇 퍼센트 움직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각 회사에 따로 1,000달러를 투자하는 두 경우를 비교하겠습니다. 계산을 쉽게 보기 위해 거래 비용, 세금, 배당, 환율 변화는 제외합니다.

가온빵은 1,000달러 ÷ 5달러 = 200주를 살 수 있습니다.

온누리빵은 1,000달러 ÷ 100달러 = 10주를 살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두 주가가 각각 10% 올랐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같은 비율로 오른다는 것은 비교를 위한 가정이며, 실제로 두 주식이 함께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구분 가온빵 온누리빵
보유 수량 200주 10주
10% 오른 뒤 1주 가격 5.50달러 110달러
보유 주식의 평가금액 1,100달러 1,100달러
처음 투자한 돈 대비 이익 100달러 100달러

가온빵은 한 주에 0.50달러씩 올라 0.50달러 × 200주 = 100달러의 이익입니다.

온누리빵은 한 주에 10달러씩 올라 10달러 × 10주 = 100달러의 이익입니다.

아직 팔지 않았다면 이 숫자는 평가이익입니다. 보유 주식 수는 달라도, 같은 돈을 투자해 같은 비율로 올랐으므로 결과는 같습니다.

3. 한 주가 싸다고 손실도 작은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상승 대신 두 주가가 각각 20% 떨어졌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앞의 10% 상승 뒤에 다시 하락하는 상황이 아니라, 처음 매수 가격에서 바로 하락한 별개의 경우입니다.

가온빵은 5달러의 20%인 1달러가 내려 4달러가 됩니다.

4달러 × 200주 = 800달러

온누리빵은 100달러의 20%인 20달러가 내려 80달러가 됩니다.

80달러 × 10주 = 800달러

두 경우 모두 처음 투자한 1,000달러에서 200달러를 잃었습니다. 5달러짜리 주식이라고 손실이 더 작지는 않습니다.

한 주 가격과 투자금 전체의 위험을 혼동하면 안 됩니다. 싸 보이는 주식을 많이 샀다면 작은 주당 가격 변화도 내 계좌에는 큰 금액이 될 수 있습니다.

4. 회사가 작다는 것과 저렴하다는 것도 다릅니다

시가총액을 알면 이제 어느 회사가 싼지 바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요?

온누리빵의 시가총액은 더 작습니다. 하지만 사업도 작고 이익도 적으며 빚이 많다면, 작은 시가총액만으로 좋은 투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가온빵의 시가총액이 크더라도 이익을 훨씬 많이 벌고, 앞으로 성장할 기회가 충분하다면 그 가격을 검토할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평가됐다는 말은 회사가 벌 수 있는 돈과 감당해야 할 위험을 생각했을 때 현재 가격이 낮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한 주 가격이나 시가총액이 작다는 뜻이 아닙니다.

시가총액은 비교의 출발점입니다. 그 가격이 비싼지 싼지 판단하려면 어떤 사업으로 얼마를 벌고, 이익을 계속 낼 수 있는지, 빚을 갚을 여력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 과정은 뒤에서 재무제표와 기업가치를 배우며 구체적으로 다루겠습니다.

5. 시세 화면에서는 이 순서로 확인하세요

처음 보는 종목이라면 주가 옆에서 시가총액을 찾아보세요. 한 주의 가격에서 회사 전체에 붙은 가격으로 시선을 넓히는 겁니다.

직접 계산한다면 주가와 주식 수가 같은 시점을 가리키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했는데 예전 주식 수를 곱하면 현재 규모와 다른 값이 나옵니다.

미국 기업 자료의 ‘shares outstanding’은 현재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수를 확인할 때 보는 항목입니다. 회사가 가진 자사주는 제외합니다. 회사가 발행할 수 있도록 정해 둔 한도와 구분하세요. 여러 종류의 주식이 있는 회사는 주식 종류와 시가총액의 계산 기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화면의 한 주가에 전체 주식 수를 무조건 곱하면 안 됩니다.

그다음에는 내 투자금으로 몇 주를 살 수 있는지 계산하되, 주식 수가 많다는 이유로 유리하다고 판단하지 마세요. 1,000달러가 20% 줄면 200달러 손실이라는 점은 한 주 가격과 관계없이 같습니다.

기억할 순서는 간단합니다. 한 주 가격, 전체 주식 수, 시가총액을 함께 보고, 그 뒤에 회사가 벌 돈과 위험을 살펴봅니다. ‘작은 숫자’와 ‘좋은 가격’을 구분하는 것이 이번 강의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익이 늘어나는 좋은 회사도 실적 발표 뒤에 주가가 떨어지곤 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회사의 성적과 투자자의 기대를 나누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