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V · 13장 · 097 / 210

097강. 신용시장이 경색되면 어떤 기업이 먼저 위험할까?

13장. 금리·환율·경기 변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돈을 빌려 사업을 하는 두 회사가 있습니다. 한 회사는 빚을 갚을 날이 멀고 현금도 넉넉합니다. 다른 회사는 곧 큰 빚을 갚아야 하지만 다시 빌릴 수 있을지 불확실합니다.

두 회사의 빚이 같은 금액이라도 상황은 다릅니다. 기업이 필요한 때에 돈을 구할 수 있는지, 만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합니다.

돈을 다시 빌리는 길이 좁아질 때

기업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돈을 빌립니다. 회사채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돈을 빌리고 이자와 원금을 약정에 따라 갚기로 한 증서입니다.

빚을 갚을 날인 만기가 가까워졌을 때 새로 돈을 빌려 기존 빚을 갚는 것을 차환이라고 합니다. 차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투자자와 은행이 위험을 크게 느끼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거나 돈을 빌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신용시장이 경색되었다고 표현합니다.

회사채 금리와 국채금리의 차이

투자자는 회사채의 수익률을 비슷한 만기의 국채 수익률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두 수익률의 차이를 신용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회사가 돈을 갚지 못할 위험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거래의 어려움 같은 요인도 차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상으로 같은 통화와 비슷한 만기의 국채 수익률이 연 4%, 회사채 수익률이 연 6%라면 차이는 6% − 4%로 2%포인트입니다. 이를 200베이시스포인트라고도 합니다. 1%포인트는 100베이시스포인트입니다.

국채 수익률이 그대로이고 회사채 수익률이 연 9%가 된다면 차이는 5%포인트, 즉 500베이시스포인트입니다. 이 예시는 시장에서 관찰되는 수익률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입니다. 스프레드가 넓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그 회사가 채무를 갚지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기가 다가오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

가상의 회사가 1년 안에 100만 달러의 빚을 갚아야 합니다. 지금 보유한 현금 40만 달러 중 20만 달러는 사업 운영에 남겨야 하고, 만기 전까지 추가로 10만 달러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가정대로라면 상환에 쓸 수 있는 돈은 40만 − 20만 + 10만으로 30만 달러입니다. 100만 − 30만으로 나머지 70만 달러를 마련해야 합니다. 다만 10만 달러는 예상 현금이므로 실제로 들어오지 않으면 부족액은 더 커집니다. 다른 상환 의무와 비용이 없다는 단순한 가정입니다.

보유 현금 전부를 부채 상환에 쓸 수는 없습니다. 운영자금과 예상 유입을 반영하면 상환 재원 30만 달러, 부족액 70만 달러입니다.

회사가 부족한 70만 달러를 1년 만기 단리로 새로 빌릴 수 있다고 가정하면, 연 6%의 이자는 70만 × 0.06으로 4만 2,000달러입니다. 연 9%라면 70만 × 0.09로 6만 3,000달러입니다. 이자 차이는 2만 1,000달러입니다. 수수료와 세금은 제외했습니다.

이 계산은 두 조건 모두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실제로는 더 높은 금리뿐 아니라 담보나 다른 조건이 붙거나, 필요한 금액을 전부 빌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회사를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까?

먼저 가까운 시기에 만기가 몰려 있는지 확인하세요. 영업에서 현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오지 않거나, 당장 사용할 현금이 부족하고 새로 빌릴 돈에 크게 의존한다면 어려운 시장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현금이 많아 보여도 전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돈, 사용이 제한된 현금, 다른 상환 의무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만기가 멀고 현금과 영업에서 들어오는 돈이 충분하다면 새 자금을 급히 구할 필요가 적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위험이 없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기존 고정금리 채권의 시장 수익률이 올라도 약정된 이자가 즉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만기에 다시 빌리면 새 조건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변동금리 빚은 계약의 기준과 변경 시점에 따라 그보다 먼저 이자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공시에서 무엇을 확인할까?

재무제표의 현금과 차입금만 보지 말고 부채의 만기 일정, 고정·변동 금리, 담보와 계약 조건을 함께 읽어보세요. 계약에는 빚의 규모나 재무비율에 관한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조건을 어겼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계약마다 다릅니다.

마지막으로 영업 현금이 예상보다 적게 들어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부족한 금액을 현금으로 갚을 수 있는지, 차환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대출 조건이 나빠져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