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강의에서는 살아남은 기업만 골라 보면 과거 성적이 좋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의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좋은 실적이 발표된 뒤에 그 실적을 확인하고, 발표 전의 싼 가격으로 샀다고 계산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보고서에 적힌 날짜와 알게 된 날짜는 다릅니다
기업은 일정 기간의 매출과 이익을 모아 발표합니다. 예를 들어 1월부터 3월까지의 실적은 3월 31일로 끝나지만, 그날 투자자가 이미 최종 실적을 알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료를 정리하고 발표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당시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가정하는 오류를 미래정보 사용, 또는 미래 누출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그 전략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할 때 중요한 문제입니다.
다음은 실제 기업이나 실제 가격이 아닌 가상 사례입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정규장이 끝난 뒤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다고 가정합니다. 많은 미국 시장의 정규 거래시간은 동부 시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입니다.
| 시점 | 가상으로 일어난 일 |
|---|---|
| 3월 31일 | 실적을 집계할 기간이 끝남 |
| 4월 25일 오후 4시 | 정규장 마감, 주가 100달러 |
| 4월 25일 오후 4시 15분 | 기업이 좋은 실적 발표 |
| 다음 거래일 시초가 | 120달러 |
| 이후 매도가 | 126달러 |
4월 25일 오후 4시의 100달러는 발표 전 가격입니다. 오후 4시 15분에 발표된 실적을 보고 판단했다면 이미 지나간 정규장 마감 가격으로 산 것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장 마감 후 거래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주문할 수 있는 시간과 가격은 증권사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작 가격 하나가 수익률을 바꿉니다
계산을 단순하게 하려고 한 주를 사고 한 주를 팔며 수수료와 세금은 제외하겠습니다.
실적을 알고 있었다고 잘못 가정한 뒤 발표 전 100달러에 사서 126달러에 팔았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26 - 100) ÷ 100 × 100 = 26%입니다.
실적을 확인한 뒤 다음 거래일 시초가 120달러에 살 수 있었다고 가정하고 126달러에 팔면 다음과 같습니다.
(126 - 120) ÷ 120 × 100 = 5%입니다.
두 수익률은 같은 한 주를 기준으로 하지만, 처음 필요한 돈은 각각 100달러와 120달러로 다릅니다. 120달러에 매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주문 방식, 가격 변동, 거래량과 매수·매도 호가 차이 때문에 그 가격에 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가격 차이가 언제나 이렇게 크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적 발표 뒤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계산하기 전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과 주문할 수 있었던 시간을 맞추는 것입니다.
데이터 표가 가리는 시간
재무 데이터 표에는 보통 실적이 속한 분기의 마지막 날이 적힙니다. 이 날짜를 정보가 공개된 날짜로 잘못 쓰면, 4월 말에야 발표된 숫자를 3월 말 매수에 사용하게 될 수 있습니다.
확인할 날짜는 최소한 세 가지입니다. 실적이 어느 기간을 다루는지, 언제 공개됐는지, 내가 사용하는 데이터에 언제 반영됐는지입니다. 공시가 나온 시간과 데이터 제공업체의 반영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자료가 나중에 정정됐다면 오늘 보는 숫자와 당시 공개된 숫자도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발표된 매출이 100이고 나중에 90으로 정정됐다면, 발표 당시 판단을 재현할 때 90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놓으면 안 됩니다. 반대로 정정 후의 판단이라면 정정 사실과 그 시점을 반영해야 합니다. 100과 90은 설명을 위한 가상 숫자입니다.
액면분할도 가격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식 한 주를 두 주로 나누는 2 대 1 액면분할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상의 주가가 분할 직전 100달러, 분할 직후 50달러이고 그 사이 다른 가격 변동이 없다고 합시다. 한 주는 두 주가 되므로 보유 가치는 100달러에서 100달러로 같습니다. 분할 자체만으로 재산이 반으로 줄어든 것이 아닙니다.
과거 가격을 분할 후 기준으로 고친 수정주가를 사용하면 이 예의 분할 전 가격은 50달러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분할을 반영한 가격과 분할로 늘어난 주식 수를 중복해서 적용하면 수익률을 잘못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제공업체마다 조정 방식은 다르므로 배당까지 반영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수정주가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일관된 방식으로 조정된 가격의 비율을 비교하면 분할에 따른 단절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과거의 특정 시점에 실제 주가가 50달러 미만이었는지 고르는 규칙이라면, 훗날 분할을 반영해 바뀐 가격을 그대로 쓰는지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 거래에 사용된 당시 가격과 구분해 확인하세요.
실전에서 확인할 순서
전략의 과거 성과를 볼 때는 먼저 어떤 정보로 매수했다고 하는지 찾습니다. 그다음 그 정보의 공개 시각과 데이터 반영 시각을 확인하고, 그 뒤에 실제로 가능한 주문 시점과 가격을 따져 봅니다. 실적 기간의 마지막 날짜와 발표 날짜가 같다고 가정하지 마세요.
가격 자료는 정규장 종가인지 시간외 가격인지, 분할과 배당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확인합니다. 같은 전략이라도 정보가 들어오는 시점과 체결 가정이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확인 질문을 남겨 보겠습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을 보고 매수하는 전략이 그날 정규장 종가로 샀다고 계산했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발표가 종가보다 나중이므로 그 가격에 실적을 알고 매수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발표 후 거래를 가정하려면 실제 주문 가능 시간과 체결 가격을 다시 정해야 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과거 기록에 잘 맞춘 규칙이 새로운 기간에도 통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