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는 제품을 만들어 팔고 원가를 뺀 금액을 살펴봅니다. 은행도 매출과 비용이 있지만, 고객에게 받은 예금과 고객에게 빌려준 돈이 재무제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은행 주식을 분석하기 전에는 한 가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예금은 은행이 벌어들인 매출이 아니라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입니다. 대출은 은행이 고객에게 나중에 돌려받을 돈입니다.
예금은 부채, 대출은 자산입니다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100달러를 예금으로 받으면 고객은 그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갚아야 할 의무이므로 부채입니다.
반대로 은행이 다른 고객에게 80달러를 빌려주었다면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받을 권리가 생깁니다. 따라서 대출은 은행의 자산입니다. 다만 돈을 빌린 사람이 갚지 못하면 대출 자산의 가치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은행은 예금 외에도 돈을 빌리거나 주주에게서 자본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조달한 돈은 대출과 채권, 현금 등으로 운용합니다. 실제 은행의 자산과 부채에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항목이 있습니다.
이자에서 얼마나 남길까요?
은행은 대출이나 채권 등에서 이자를 받고, 예금이나 차입금에는 이자를 지급합니다. 받은 이자에서 지급한 이자를 뺀 금액이 순이자이익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순이자마진을 순이자이익을 평균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설명합니다. 이자수익자산은 대출과 이자를 받는 채권처럼 이자를 벌어들이는 자산입니다. 일정 기간의 수익을 계산할 때는 같은 기간의 평균 자산을 분모로 사용합니다.
가상의 은행에서 1년 동안 평균 대출이 800만 달러이고 대출 금리가 연 6%라고 가정합시다. 대출 이자는 800만 × 6% = 48만 달러입니다.
같은 기간 평균 예금은 900만 달러이고 예금 금리가 연 3%라면 지급 이자는 900만 × 3% = 27만 달러입니다. 다른 이자수익과 이자비용은 없다고 가정하면 순이자이익은 48만 − 27만 = 21만 달러입니다.
평균 이자수익자산이 대출 800만 달러뿐이라면 순이자마진은 21만 ÷ 800만 × 100 = 2.625%, 약 2.63%입니다.
대출 금리 6%에서 예금 금리 3%를 뺀 3%포인트와 결과가 다릅니다. 대출 800만 달러와 예금 900만 달러의 크기가 다르고, 순이자마진은 순이자이익을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누기 때문입니다. 실제 은행은 여러 자산과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이자이익이 곧 순이익은 아닙니다
은행도 직원 급여, 전산 시스템, 점포 운영 등에 돈이 듭니다. 또한 대출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살펴야 합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대출 등에서 예상되는 회수 손실을 장부에 반영한 잔액입니다. 같은 금액의 현금을 별도 통장에 쌓아 놓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상 손실이 늘어 충당금을 더 쌓으면 손실충당 관련 비용이 증가해 당기 이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충당금은 예상에 기초하므로 실제 손실과 시점이나 금액이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충당금 잔액은 특정 시점의 예상 손실 누계이고, 충당 관련 비용은 이번 기간의 손익에 반영한 금액입니다. 대출금을 실제로 회수하거나 고객에게 새로 빌려줄 때의 현금 이동은 이 회계상 비용과 구분해 봅니다.
앞의 가상 은행에서 순이자이익이 21만 달러이고, 같은 해 충당 관련 비용이 5만 달러, 다른 운영비가 10만 달러라고 합시다. 수수료 수익과 기타 항목은 없다고 하면 세전이익은 21만 − 5만 − 10만 = 6만 달러입니다.
여기서 세금을 빼야 순이익을 알 수 있습니다. 예금과 대출 금리가 유리해 보여도 대출 손실이나 운영비가 커지면 은행의 이익은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은행의 자본은 왜 중요할까요?
자본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입니다. 은행의 자산 가치가 내려가면 손실을 흡수하는 자본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본이 충분한지는 은행을 평가할 때 중요한 질문입니다.
가상의 한 시점에 은행의 대출이 800만 달러, 이자를 받지 않는 현금이 180만 달러, 인수 과정에서 생긴 영업권이 20만 달러라고 가정합니다. 영업권은 인수한 사업에 지급한 가격 중 식별 가능한 순자산의 공정가치를 넘는 부분에서 생기는 자산입니다. 자산 합계는 1,000만 달러입니다.
다른 부채 없이 예금이 900만 달러라면 자산 1,000만 − 부채 900만 = 자본 100만 달러입니다. 이 수치는 설명용 재무상태이며 앞의 1년 평균 잔액도 같다고 단순화합니다.
은행은 손실을 감당할 수 있도록 규제상 자본도 관리합니다. 자산의 위험을 반영해 계산하는 위험가중자산과 자본을 비교하는 비율이 그중 하나입니다. 앞에서 단순 계산한 자산 대비 자본 비율과 규제 비율은 같지 않습니다. 실제 규칙과 적용 대상은 국가와 은행에 따라 달라집니다.
은행 주가와 유형자본 비교하기
은행 주가를 볼 때 유형순자산가치와 비교하는 P/TBV라는 지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유형순자산가치는 간단히 말해 주주에게 귀속되는 자본에서 영업권과 무형자산 등을 조정한 값입니다. 실제 계산에는 우선주나 세금 관련 조정 등 회사별 세부 기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의 가상 은행에서 자본 100만 달러가 모두 보통주 주주의 몫이고, 조정할 무형 항목이 영업권 20만 달러뿐이라고 가정합니다. 유형순자산은 100만 − 20만 = 80만 달러입니다.
보통주가 10만 주라면 한 주당 유형순자산은 80만 ÷ 10만 = 8달러입니다. 주가가 12달러라면 P/TBV는 12 ÷ 8 = 1.5배입니다.
숫자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이 싸다고 결론 낼 수는 없습니다. 대출 자산에 미래 손실이 숨어 있을 수 있고, 은행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필요한 자본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형순자산이 0 이하인 경우에는 이 비율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은행을 볼 때
대출이 어떤 고객과 산업에 집중돼 있는지, 연체와 손실 추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세요. 예금도 고객별·상품별 구성이 다르며, 금리 변화에 따라 자금이 이동하거나 지급 이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리가 오른다고 모든 은행의 이익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대출 금리가 바뀌는 속도와 예금 금리가 바뀌는 속도, 대출을 갚지 못하는 고객의 변화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순이자마진, 손실충당 관련 비용, 자본비율과 주가를 따로 확인한 뒤 연결해 보세요. 숫자 하나보다 은행이 어떤 위험을 감수해 그 수익을 얻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핵심 정리
예금은 은행의 부채이고 대출은 자산입니다. 순이자마진은 이자이익을 이자수익자산과 비교한 지표이며, 충당 비용과 운영비를 뺀 순이익과 다릅니다.
은행 주식은 이익뿐 아니라 대출의 건전성, 예금의 안정성, 손실을 버틸 자본과 주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