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잘되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 같은 회사를 찾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회사의 주식은 어떤 가격에 사도 좋은 투자일까요?
회사의 사업과 내가 치르는 가격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좋은 사업이라도 이미 높은 기대가 가격에 담겨 있다면, 사업이 성장하는 동안 주가는 오히려 내려갈 수 있습니다.
회사와 주식의 가격을 따로 보자
가게가 매년 돈을 잘 번다고 해봅시다. 이 가게를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벌 수 있는지만큼 얼마를 내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같은 가게라도 1억 원에 사는 경우와 10억 원에 사는 경우는 다릅니다.
상장회사의 주식도 비슷합니다. 다만 주식은 가게 전체를 한 사람이 사는 거래가 아닙니다. 많은 투자자가 각자 다른 생각으로 사고팔며 가격이 바뀝니다. 비유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만 사용하세요.
주가는 지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입니다. 기업가치는 앞으로 회사가 벌어들일 돈과 위험 등을 바탕으로 추정하는 금액입니다.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가치 추정에는 범위와 오차가 있습니다. 내가 계산한 가치가 곧바로 시장 가격이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익이 늘어도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
가상의 회사가 있습니다. 주식 한 주에 돌아가는 지난 1년 이익이 1달러이고 주가는 40달러라고 해봅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 즉 PER은 40 ÷ 1로 40배입니다. PER은 주가가 이익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보는 한 가지 숫자입니다.
1년 뒤 주당순이익이 1.20달러로 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익은 (1.20 - 1) ÷ 1 × 100으로 20%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25배인 30달러에 거래된다면, 1.20 × 25는 30달러입니다.
40달러에 사서 30달러에 팔았다면 주가 차이로 10달러를 잃습니다. 매입가를 기준으로 하면 (30 - 40) ÷ 40 × 100으로 수익률은 -25%입니다. 이 예시는 배당, 수수료, 세금, 환율을 제외한 한 주의 가격 수익률입니다.
이 사례의 25배는 설명을 위한 가정일 뿐입니다. 실제 주가는 이렇게 움직인다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주당순이익이 늘어난 이유와 그 이익이 계속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PER이 높으면 무조건 나쁜 걸까?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익이 빠르게 늘 것이라는 기대나 사업의 안정성 등 여러 생각이 높은 가격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은 PER에는 이익 감소나 사업 위험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PER만으로 적정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비교하는 이익이 이미 발표된 지난 1년 이익인지, 앞으로 벌 것으로 예상한 이익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예상 이익은 틀릴 수 있으며, 이익이 0이거나 적자일 때는 보통의 양수 PER 해석이 어렵습니다.
비교 대상 회사의 성장성, 부채, 회계 처리, 일시적인 이익도 다를 수 있습니다. 배수가 같거나 낮다는 이유만으로 두 주식의 위험이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내가 기대하는 수익과 현재 가격
가상의 주식을 1년 뒤 30달러에 팔 수 있고 그동안 배당이 없다고 가정해 봅시다. 수수료와 세금, 환율을 제외하고 10%의 가격 수익률을 얻으려면 지금 가격은 얼마여야 할까요?
현재 가격 × 1.10이 30달러여야 하므로, 30 ÷ 1.10은 약 27.27달러입니다. 즉 1년 뒤 30달러라는 가정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약 27.27달러에 매입했을 때 가격 수익률이 대략 10%가 됩니다. 반올림한 가격을 사용해 실제 비율은 아주 조금 달라집니다.
하지만 30달러는 확정된 미래 가격이 아닙니다. 실제 매도가가 더 낮을 수도 있고, 배당이나 비용, 달러와 원화 사이의 환율이 최종 수익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미래 가격을 달리 가정하면 계산되는 현재 가격도 달라집니다.
실제 투자에 적용할 때
먼저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벌고 이익을 늘릴지 살펴봅니다. 그런 다음 현재 주가에 어느 정도의 성장 기대가 담겨 있는지 질문해 보세요. 예상이 빗나가거나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달라질 때 가격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여러 경우로 생각합니다.
예상 이익과 PER을 각각 보수적·기준·낙관적인 가정으로 바꿔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숫자는 예언이 아니라 가정입니다. 어느 가격에서든 손실이 날 수 있으므로, 한 기업에 얼마를 투자할지와 생각이 틀렸을 때 무엇을 다시 확인할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좋은 회사를 찾았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입니다. 그 좋은 점을 현재 가격에서 얼마에 사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