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II · 11장 · 079 / 210

079강. 설비투자는 비용일까 투자일까?

11장. 현금흐름표: 회계상 이익과 실제 현금을 구분하기

073강에서는 1,000달러짜리 기계를 5년 사용하고 잔존가치를 0달러로 가정해 연간 감가상각비 200달러를 계산했습니다. 이번에는 사용 후 남을 가치가 100달러라면 비용과 장부 금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합니다. 이어 수리비와 자산을 개선하는 지출을 나눠 보겠습니다.

현금이 나가는 시점과 비용을 기록하는 시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설비투자를 볼 때는 이 둘을 나눠 생각해야 합니다.

설비를 사면 장부에는 무엇이 남을까?

설비투자는 공장, 기계, 매장처럼 사업에 오래 사용할 자산을 사거나 개선하는 데 쓰는 돈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캐펙스(CapEx)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계가 장기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회계상 자산으로 인정되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회사는 그 구매액을 곧바로 전액 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신 자산으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자본화라고 합니다. 자산이란 회사가 보유하면서 앞으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현금으로 샀다면 구매 대금은 그때 나갑니다. 하지만 장부에는 기계라는 자산이 남습니다. 현금흐름표에서 기계 구매 대금은 일반적으로 투자활동의 현금 유출로 표시됩니다.

기계 값은 여러 해에 나누어 비용이 됩니다

감가상각비는 이미 구매한 설비의 비용을 사용하는 기간에 나누어 기록한 것입니다.

가상의 회사가 연초에 기계를 현금 1,000달러에 샀다고 가정합니다. 바로 사용을 시작하며, 5년 동안 사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5년 뒤 기계가 남길 것으로 추정하는 금액은 100달러입니다. 이 금액을 잔존가치라고 부릅니다.

기계 값 1,000달러에서 잔존가치 100달러를 빼면, 사용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나눌 금액은 900달러입니다. 이를 5년 동안 똑같이 나누는 정액법을 쓰면 연간 감가상각비는 180달러입니다.

가상의 기계 계산
구매 가격 1,000달러
예상 잔존가치 100달러
나누어 비용으로 기록할 금액 900달러
예상 사용 기간 5년
연간 감가상각비 180달러

이 단순한 예에서 첫해 현금 지출은 구매 대금 1,000달러이고, 첫해에 기록하는 감가상각비는 180달러입니다. 회사가 기계를 바로 사용하고 첫해 전체를 상각하며, 세금과 다른 지출은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1,000달러 지출과 180달러 비용은 시점이 다릅니다. 구매 때 현금 1,000달러를 지급하고, 첫해 상각비 180달러를 반영해 장부 금액은 820달러입니다.

장부 금액은 중고 가격과 다릅니다

위 기계의 구매 가격 1,000달러에서 첫해 감가상각비 180달러를 빼면 첫해 말 장부 금액은 820달러입니다. 손상차손 같은 다른 장부 금액 조정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장부 금액은 회계상 기록된 금액이며, 그 기계를 실제로 중고시장에 팔 수 있는 가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감가상각비 180달러를 기록할 때 같은 금액의 현금이 다시 나가는 것도 아닙니다. 이 예에서 구매 대금은 이미 기계를 살 때 지급했습니다. 기계를 정비하거나 교체하려면 나중에 별도의 현금 지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년과 100달러는 가상의 추정치입니다. 실제 회사의 사용 기간과 잔존가치, 상각 방법은 자산의 성격과 회계정책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계의 가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경우에는 별도의 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수리비와 기계 개선비는 같을까?

기계를 정상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일상적인 수리비는 발생한 기간의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기계의 성능을 크게 개선하거나 사용 기간을 늘리는 지출은 자산에 더해 여러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은 지출의 실제 내용과 적용되는 회계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이름이 '수리'라고 해서 언제나 비용이고 '개선'이라고 해서 언제나 자산인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재무제표 주석에서 관련 회계정책을 확인하세요. 세금 계산에 적용되는 규칙도 재무제표 작성 기준과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무엇을 살펴볼까?

먼저 현금흐름표에서 설비를 사는 데 실제로 쓴 돈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손익계산서와 주석에서 감가상각비와 설비의 사용 기간을 살펴보세요. 설비 관련 감가상각비가 항상 손익계산서의 한 줄로 따로 표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비투자가 늘어난 이유도 중요합니다. 오래된 설비를 유지하기 위한 지출인지,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한 지출인지에 따라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다릅니다. 하지만 회사가 두 금액을 항상 명확하게 나눠 공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비를 많이 샀다고 곧바로 좋은 투자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 설비가 사업에 필요한지, 투자 후 이익과 현금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 필요한 돈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