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가 주문을 더 많이 체결시키는 개선은 보기 좋다. 주문을 넣고 기다리던 시간이 줄고, 신호를 놓치는 횟수도 감소한다.
문제는 추가로 체결된 주문의 성격이다. 가격이 나에게 유리하게 움직일 때에는 주문이 남아 있고, 불리하게 움직일 때에는 쉽게 체결된다면 체결률과 거래의 가치는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체결률을 높이는 정책은 추가로 체결된 주문의 이후 가격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1. 지정가는 가격을 정하지만 상대방의 선택을 막지는 못한다
100원에 매수 주문을 걸면 100원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SEC의 지정가 주문 설명도 가격 조건과 체결 보장을 구분한다.
내 주문을 받아 주는 매도자는 다른 정보와 다른 목적을 가질 수 있다.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할 때 매도 주문이 몰리면 내 매수가 체결되고, 가격이 오르며 매도자가 사라지면 내 주문이 남는다. 항상 이런 결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체결된 주문은 전체 주문에서 무작위로 뽑힌 표본이 아니다.
이런 위험을 역선택이라고 부른다. Lehalle와 Mounjid의 연구는 호가의 불균형, 지정가 주문의 유지·취소와 지연을 연결해 이 문제를 다룬다. 특정 주식시장 자료와 모형의 결과를 모든 거래소의 손실 확률로 옮길 수는 없다.
2. 체결 뒤의 가격을 같은 시간 간격으로 비교한다
주문을 평가하려면 매수 체결 가격과 그 뒤의 기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체결 60초 뒤의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 중간값이 100.06원이고 매수 가격이 100원이면, 한 단위의 가격 차이는 +0.06원이다.
이것은 체결 후 가격 이동을 보는 지표다. 해당 중간값에 실제로 팔았다는 뜻은 아니다. 호가 간격, 청산 비용과 이후 보유 경로가 남아 있으므로 이 지표를 계좌의 실현 수익으로 부르면 안 된다. 매도 주문은 방향을 반대로 계산한다.
아래는 두 주문 정책을 평가하는 가상 사례다. 두 정책에 각각 100번의 매수 기회를 주고, 주문당 수량은 한 단위로 고정한다. 가격 차이는 모두 체결 60초 뒤에 측정한다. 정책은 사전에 정하며, 이후 가격은 평가에만 사용한다.
평가 항목 | 정책 A | 정책 B |
|---|---|---|
체결된 주문 | 20건 | 60건 |
+0.06원인 체결 | 20건 | 20건 |
−0.08원인 체결 | 0건 | 40건 |
체결 가격 차이 합계 | +1.20원 | −2.00원 |
체결당 비용 0.01원 | 0.20원 | 0.60원 |
위 비용을 뺀 평가액 | +1.00원 | −2.60원 |
체결률은 20%에서 60%로 높아졌지만 B에 추가된 40건의 가격 차이는 총 −3.20원이다. 비용까지 합치면 추가 체결의 평가액은 −3.60원이다. 더 많이 산 것이 더 좋은 구매가 되지는 않았다.
이 비율은 실제 거래소의 측정값이 아니다. 특정 정책이 좋은 체결만 골라낼 수 있다는 증거도 아니다. 가상 결과가 보여 주는 것은 체결 수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경제적 개선을 판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3. 체결되지 않은 기회도 기록해야 한다
그렇다고 체결률이 낮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주문을 아주 드물게 넣으면 불리한 체결은 줄어들 수 있지만, 필요한 포지션도 확보하지 못한다. 재고를 반드시 줄여야 하는 주문이라면 미체결의 위험이 더 클 수도 있다.
비교 기록에는 체결된 주문 외에 취소·만료·부분 체결도 남겨야 한다. 주문을 결정한 시점의 호가를 공통 기준으로 삼아, 체결 가격과 기한 종료 시점의 가격을 따로 보면 가격 개선과 놓친 기회의 성격을 함께 볼 수 있다.
미체결 주문의 이후 상승분을 실제 손실처럼 비용 표에 더하지는 않는다. 같은 시점에 실행 가능한 대안과 비교하는 기회비용으로 별도 표시한다. 대안의 시장가 체결에도 호가 간격, 수량과 비용을 적용해야 한다.
4. 취소와 재주문에는 대기 순서의 비용이 있다
불리한 가격 움직임을 예상해 주문을 취소하는 정책은 역선택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다시 들어간 주문의 대기 위치가 바뀌고, 취소 요청이 반영되기 전에 체결될 수도 있다. 신호 계산이 빠른 것과 거래소가 취소를 처리한 시각은 다르다.
예를 들어 Coinbase Exchange의 매칭 문서는 가격과 시간에 따른 우선순위를 설명한다. 같은 가격에서도 먼저 접수된 주문의 위치가 중요하다. 다른 시장의 배분 방식과 주문 변경 규칙은 해당 거래소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백테스트에서 가격이 지정가에 닿았다는 이유만으로 내 주문을 전량 체결시키면 이 문제가 사라져 버린다. 주문 접수, 앞선 수량, 부분 체결, 취소 처리까지 연결해야 주문 정책의 효과를 분리할 수 있다.
5. 정책을 바꿀 때는 추가 체결의 질을 묻는다
정책 비교의 첫 질문은 “몇 건 더 체결됐나”다. 다음 질문은 “그 주문이 체결된 뒤 가격은 어떻게 움직였나”여야 한다. 평균만 보지 말고 불리한 꼬리 구간, 수량과 시장 상태별 차이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같은 시간 범위에서 미체결의 기회비용과 실제 계좌의 비용 후 결과를 대조한다. 체결 후 60초 지표가 나빠도 장기 보유 전략에는 문제가 작을 수 있고, 수초 단위 전략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평가 시간은 전략의 보유·청산 구조에 맞춰야 한다.
좋은 주문 정책은 체결 숫자를 최대화하는 정책이 아니라, 필요한 포지션을 얻는 비용과 위험을 개선하는 정책이다. 체결률은 그 판단을 시작하는 숫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