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를 광으로 더 많이 연결하면 광통신 부품도 더 필요해진다. 그런데 광모듈 출하량이 두 배가 된다는 전망을 광섬유·레이저·연결 부품의 수요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
400G라는 속도 이름만으로는 답할 수 없다. 같은 속도에서도 데이터를 여러 광섬유에 나누거나, 서로 다른 파장의 빛에 실어 한 광섬유로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통신의 물량을 계산하려면 속도에 더해 전송 거리, 광채널 구성과 부품의 판매 단위를 알아야 한다.
1. 같은 400G 링크에서 무엇이 다른지 고정한다
양쪽 장비를 광모듈 하나씩으로 연결한 단일 400G 이더넷 링크를 보자. 양방향으로 동시에 통신하며, 한 방향에 네 개의 100G급 광채널을 쓰는 두 방식을 비교한다. 이 표현은 각 채널의 실제 신호율이 정확히 100Gb/s라는 뜻은 아니다. 오류 정정 등에 필요한 추가 비트가 있다.
비교 항목 | 400GBASE-DR4 | 400GBASE-FR4 |
|---|---|---|
대표 전송 거리 | 최대 500m | 최대 2km |
한 방향의 전송 방식 | 네 광채널을 네 심선에 나누어 보냄 | 네 파장으로 나누고 한 심선에 합쳐 보냄 |
한 양방향 링크의 사용 심선 | 송신 4 + 수신 4 = 8개 | 송신 1 + 수신 1 = 2개 |
Cisco의 해당 제품 커넥터 | MPO-12 | 듀플렉스 LC |
이 구성은 Cisco의 400G 제품 설명 중 DR4·FR4 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의 거리는 광섬유와 접속 손실 등 해당 규격의 조건을 충족할 때의 범위다. 모든 제조사 제품의 연결 형태와 지원 장비가 같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심선은 케이블 안에서 빛이 지나가는 개별 광섬유다. 커넥터 이름인 MPO-12를 보고 이 링크가 전송에 12개 심선을 모두 쓴다고 세면 안 된다. 커넥터의 이름, 사용 심선 수와 광채널 수는 서로 다른 숫자다.
2. 광섬유를 줄여도 송수신 기능은 남는다
FR4는 송신 측에서 네 파장의 신호를 모으고, 수신 측에서 다시 나눈다. 이를 파장 분할 다중화라고 한다. 광섬유를 적게 사용하는 대신 파장을 합치고 분리하는 기능이 필요해진다.
100G Lambda MSA의 FR4 규격은 1.2~1.3절에서 네 광송신기·네 광수신기와 파장 다중화·역다중화 기능을 보여 준다. 2.1절의 중심 파장은 1271·1291·1311·1331nm다. 보내는 광섬유가 하나여도 한 파장이나 한 송신 기능으로 줄어드는 구조가 아니다.
다만 이 기능 목록을 별도로 구매하는 칩 개수로 옮길 수는 없다. 규격의 블록도는 상호 동작에 필요한 기능을 설명한다. 어느 기능을 한 칩이나 패키지로 통합하고 광원을 어떻게 구현하는지는 실제 제품에서 확인해야 한다.
한 링크의 심선이 8개에서 2개로 줄었다고 레이저 칩 수나 모듈 원가도 4분의 1이 된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광채널 네 개를 특정 레이저 업체의 판매 네 개로 바로 계산할 수도 없다.
3. 링크가 두 배여도 심선 수요는 25%만 늘 수 있다
모든 링크 길이가 300m이고 양쪽 장비·오류 정정·접속 손실 조건이 각 방식에 적합하다고 가정하자. 예비선과 우회 링크는 없고, 두 끝에 모듈을 하나씩 쓴다. 실제 데이터센터 측정이 아닌 구성 변화의 계산 예시다.
처음에는 DR4 링크 64개였다. 이후 총 128개로 늘리되 DR4 64개와 FR4 64개를 사용한다.
계산 단위 | 처음: DR4 64개 | 이후: DR4 64개 + FR4 64개 |
|---|---|---|
양방향 링크 수 | 64개 | 128개 |
양 끝 모듈 합계 | 64 × 2 = 128개 | 128 × 2 = 256개 |
전송에 사용하는 심선 합계 | 64 × 8 = 512개 | 64 × 8 + 64 × 2 = 640개 |
양 끝 송신 광채널 합계 | 64 × 2 × 4 = 512개 | 128 × 2 × 4 = 1,024개 |
모듈과 송신 광채널은 100% 늘지만 사용 심선은 128개만 늘었다. 증가율은 128 ÷ 512, 즉 25%다. 한 링크당 평균 사용 심선은 8개에서 5개로 줄었다.
심선은 각 링크의 두 장비 사이 경로를 한 번씩 센다. 같은 심선을 양 끝에서 두 번 세거나, 패치 케이블 구간 수만큼 다시 더하지 않았다. 표의 합계는 설치 케이블 전체의 심선 수·총 길이·구매 금액도 아니다. 여유 심선, 배선 경로와 실제 길이를 넣으면 구매량은 달라진다.
따라서 공급망 수요를 추정할 때는 포트 증가율에 부품 개수를 고정해 곱하기보다 제품 구성의 비중이 바뀌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4. 더 멀리 간다고 반드시 파장을 합치는 것은 아니다
DR4와 FR4의 비교만 보면 거리가 늘수록 심선이 줄어드는 법칙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Cisco의 4×100G FR 제품 설명에는 최대 2km를 지원하면서 네 쌍의 광섬유를 쓰는 구성도 있다. 거리만으로 다중화 방식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한 400G 포트를 네 개의 100G 연결로 나누려는지, 양쪽을 각각 하나의 400G 포트로 연결하려는지도 중요하다. DR4의 병렬 연결과 FR4의 파장 다중화 연결을 같은 수동 케이블로 나눌 수 있다고 가정하지 말고 상대 광규격·지원 모드·연결 부품을 확인해야 한다.
짧은 거리에서도 기존 배선 때문에 듀플렉스 광섬유 구성이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병렬 배선과 분기 연결이 필요한 곳에서는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 어느 방식이 더 싼지는 실제 모듈·배선·운영 조건으로 비교할 문제다.
5. 기업의 제품을 규격의 어느 기능에 대응시킬까
광통신 기업을 조사할 때는 먼저 해당 제품이 어떤 거리와 인터페이스에 쓰이는지 적자. 그다음 광원·변조·수신·파장 다중화·연결·검사 중 어느 기능을 공급하며 무엇을 한 개로 판매하는지 연결한다.
위 계산에서 FR4 비중이 늘면 파장을 합치고 나누는 기능의 적용 물량은 늘어난다. 그러나 그 기능을 별도 부품으로 파는지 모듈 내부에 통합하는지에 따라 매출을 얻는 업체와 판매 단위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수요의 증가가 특정 회사의 주문·이익으로 이어지는지는 제품별 매출과 고객 계약으로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수요 추정표에서 네 가지를 점검해 보자.
같은 400G 안에서 거리·병렬 연결·파장 다중화의 비중을 나누었는가?
링크 수, 양 끝 모듈 수, 광채널과 사용 심선을 각각 셌는가?
규격의 기능 개수를 실제 제품의 칩·패키지·판매 단위와 대조했는가?
다른 구성에서도 그 회사의 제품이 필요하며, 그 적용을 확인할 자료가 있는가?
포트가 늘어난다는 전망을 부품 수요로 바꾸는 연결고리는 ‘그 포트를 어떻게 만드는가’다. 속도가 같아도 연결 방식이 바뀌면 필요한 기능과 물량의 비율이 달라진다.
